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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내일] 단독 인터뷰 #METOO에 #WITHYOU로 잘 응답하는 방법

작성자
jay529
작성일
2022-12-12 20:53
조회
3507


김재희 변호사는  2018.3월호 [대학내일]과 성폭력 법률전문가로서,  "#METOO에 #WITHYOU로 잘 응답하는 방법" 이라는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최근 대한민국을 뒤덥은 미투 열풍으로 인하여, 대학생들과 많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미투 강연을 하고 있는데요, "ME TOO" 이전에 "WITH YOU" 문화가 정착되어야겠지요.






#METOO에 #WITHYOU로 잘 응답하는 방법

#MeToo 이후, 법과 제도 그리고 2차 가해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봐야하지 않을까? 법률 전문가와 정신과 전문의에게 직접 물어봤다.

2018 . 03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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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oo 이후, 함께 고민해봐야 할 법과 제도에 대해 법률 전문가에게 직접 물어봤다.

 

 

INTERVIEWEE 김재희 변호사, 김재희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성폭력/가정폭력 예방교육 전문강사

한국여성의전화 전문위원

고양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자문변호사



#Metoo는 피해자의 여론몰이라는 비난

 

#MeToo의 취지나 전후 관계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편견입니다. #MeToo 운동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첫째, 가해자는 한 명이어도 피해자가 여러 명이다. 둘째, 가해자는 조직 내에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막대한 권력과 권위를 가졌다. 셋째, 오랜 기간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왔다.

넷째, 그런데도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았다. 다시 말해, 현재의 #MeToo는 권력자의 비리를 밝히는 내부 고발의 성격을 띠며, 추가 피해를 예방하려는 공적인 측면도 존재합니다. 서검사의 #MeToo가 트리거가 되었고, 사회적 분위기가 뒷받침되자 피해자들이 연쇄적으로 용기를 내고 있는 것처럼.

 

진실을 밝혀도 ‘역고소’라는 후폭풍

 

가해자가 가해 사실을 인정한다면 다행입니다. 그러나 만약 가해자가 부인한다면? 법적으로 가해 사실을 명확히 입증하지 못할 경우,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이나,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할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부인했다가 나중에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할 위험이 있고요. 역고소를 당하게 되면 피해자 스스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행동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공공의 이익’은 어떤 형태와 목적으로 #MeToo를 했는지, 글로 썼다면 가해자를 특정한 표현까지 세세하게 따져 판단하게 됩니다. 쉽게 공공성을 인정받는 언론사의 범죄 기사와 달리, 개인의 경우는 오로지 피해자가 감수해야 할 부담이 되지요. 단,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단체를 형성하여 #MeToo를 한다면, 개인의 경우보다는 공공성을 입증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판부의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성폭력 처벌

 

형법에 따르면, 강간이나 강제추행은 ‘폭행과 협박’을 수반해야 합니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중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의 경우에는 ‘업무상 위력 또는 위계 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고요. 그렇다 보니 과연 저항이 불가능한 폭행이나 협박, 업무상 위력 관계가 작용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지요.

문제는 수사부와 재판부 역시 젠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데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자는 성적 자기 결정권이 취약한 사람들이죠. 천 가지 사건에는 피해자 천 명의 다른 목소리가 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권력 관계에 따라, 손으로 밀고 옷을 움켜쥐는 정도가 ‘최대의 항거’인 경우도 많아요. 성폭력 사건은 수사부와 재판부가 이 점을 이해할 수 있는 감수성을 가졌느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집니다.

 

공동체가 바르게 작동한다는 믿음

 

대학과 회사마다 내규가 있을 거예요. 학생과 직원 대부분이 제대로 된 내용을 모르고 있겠지만. 법도 중요하지만, 공동체 내에서 규칙을 함께 세우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좌시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사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성범죄는 법적인 ‘경계’에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사건들은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처벌 수위가 미미하거나 ‘무혐의’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니 공동체에서 자체적으로 규칙을 세워 ‘가해자를 엄격한 규칙대로 처벌하고 피해자는 구제한다’는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그러면 현행법 상 처벌은 불가능해도, 도의적으로 명확히 문제가 있는 무혐의자들을 공동체 내에서 단죄할 수 있고 더 심각한 범죄도 예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이런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 #MeToo 이후 우리가 내딛어야 할 첫 걸음 아닐까요.

 

한국성폭력위기센터 법률구조수행변호사